하루 종일 티비를 틀지 않아 뉴스를 놓치고, 좋아하던 티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다 놓치고, 바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그런 삶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그런 것이었다. 이유식과 간식, 놀이와 목욕과 취침 사이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저렴한 육아 용품을 검색하고 당장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고 이유식과 간식 레시피를 찾아보고, 그러다 잠깐 졸다가 다시 아이와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치며 애정을 표현하는 일상. 먹고 싸고 입고 하는 1차원적인 일을 제외하고는 나를 위해 소비하는 시간이 거의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다, 갑자기 플러그가 확 뽑힌 기기처럼 맥없이 꼬꾸라져 버렸다.
바깥의 정보가 단절된 삶. 바깥까지 신경쓰기에 너무 피로한 삶. 어느 당이 무너지고 어느 당이 새로 출범하는지 모르는 무지한 삶. 어떤 유머가 판을 치는지 알아 듣지 못하는 삶. 읽으려 잠시 놓아둔 책은 아이가 다 찢고 먹어버리는 삶. 하루의 일탈은 고작 아이가 듣는 동요 사이에 내가 듣고 싶었던 요즘 음악을 끼워 넣는 것인 그런 삶 속에서 나는, 한없이 깊은 바다에 가라앉고 있는것 마냥 우울하다.
아이는 웃고, 커 가고.
남편은 늘 열심이고, 늘 우리를 지켜주며,
우리는 언제나처럼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육아는 참 어렵고, 또 힘에 부치며
아이의 사진과 동영상이 쌓여가는 속도로 나도 세상과 단절되어 고립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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