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하는 주말이었나, 아닌가 콧물로 등원을 못하던 주중이었나. 열심히 옥토넛 블럭(레고 짭..)을 조립하는 아이 옆에서 자르고 또 자르고. 아이는 낮잠 자게 두고 또 코팅하고 또 자르고. 코너 컷터기로 또 컷,컷,컷,컷. 네 귀퉁이 잘라내고 다시 펀치로 펑.펑.
얇은 다꾸용 스티커 남은 거 심심해서 붙여 주고, 고리 걸고 하니 제법 태가 난다. 하지만 노동은 값졌다.
하. 실로 얼마만의 엄가다 였던가.
다행히 연휴 3일 전부터 등원을 못했어서, 콧물로. 재택하는 남편과 아이를 번갈아 보며 연휴까지 장장 9일을 약을 먹여 감기를 낫게 하였다. 등원을 할 수 있어서, 출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날들. 고작 감기 한 번에도 일상이 살짝 휘청거렸다. 실로 너무 오랜 만에 아이가 병원을 가고 약을 짓고, 먹고 했던 것. 코로나 그리고 마스크 덕에 제법 오래 아프지 않았던 아이였는데, 역시 방심하고 자만 했던 그 순간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다지. 에혀.
계속 아이패드로 워크지 하다가 이번엔 한번 출력해 보았다. 뭐가 좋을지 모르니까 종이로도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역시 종이가 좀 아깝군. 그냥 아이도 아이패드로 해도 똑같을 느낌이라 다시 아이패드로 돌아왔다 ㅋㅋㅋ
일정 생각 못하고 그냥 틈만 나면 노려서 내밀고 진행하고 그랬는데, 그랬더니 일주일에 두 번 하기도 참 빠듯하다. 그래도 이런 빈도라도 꾸준히 진행을 하는 것의 큰 장점은, 서서히 아이도 물들어 간다는 것에 있다.
혼자 읽고 있으라고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면 아이가 팝펜으로 찍고 듣고, 찍고 따라 읽고 다 읽었다고 이야기 해주고 내가 체크하려고 단어나 그림을 물어보거나(퀴즈 타임! 외치고) 그 다음엔 자연스럽게 확인차 풀어보는 워크지를 같이 쓱쓱 한다는 것. 점점 익숙해 지고 조금씩 쉽게 느껴지는 것.
아이가 유난히 'it' 을 조금 좋아한다 느꼈는데, 오늘 저녁에 조금 재밌는 일이 있었다. 프리스쿨 프렙 영상을 그리 많이 보지는 않았는데 한 3~4회 정도 보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혼자 레고로 자동차(또는 로켓)를 만들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이~잇(i~t^)
이~~~~~잇(i^~~~~~~~it)
이잇(i~t)!
음? 이 익숙한 느낌과 멜로디(랄것도 없지만)? 으음? 이 익숙한 음의 높낮이. 이건 바로 그거? 프프? 프프 사이트 워드 잇(it)????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거 맞댄다. 몇 번 들었다고 그걸 따라하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프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알거다. 음? 이걸 왜 따라하고 있지 노래도 아니고 참내 귀엽네.
본인도 하면서 웃는다. 웃긴걸 알긴 하는 모양.
이런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threshold 올려가며 흡수 시키는 거지 뭐. 참으로 귀여운, 요즘 말발이 아주 무논리로 장착하여 나를 폭격해대는, 내 자슥. 하아. 원래 육아란 것이 하나 괜찮으면 또 다른 하나가 툭 치고 올라와서 사람 미취게 하는 거다^^
알면서도 드릅게 힘든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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