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이 이렇게 어두운 느낌이었나 싶었다.
그림책은 주로 유아용을 보아왔는데 이 책은 표지부터 강렬했다. 노란 언덕에 빨간 집들. 그리고 벽.
6살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처음 보는데, 사실 뒤에 어떤 '잔인한' 내용이 나올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읽어 보고 읽어 줄걸... 6살이 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줄거리는 어렵지 않았고, 색의 대비와 장면 장면 사람들의 행동이 묘사되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아이의 방식으로, 어른인 나는 어른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 모든 걸 잃었어' 하는 장면에서, 배에 탄 한 사람이 멀리 언덕을 바라보는 뒷 모습에서는 슬픔을,
글에서는 직접적으로 '돌을 던졌어' 라고 하지 않고 '올라오지 못 하게 했어' 라고 표현했지만,
아직 글을 더듬더듬 읽는 아이의 시선에는 분명 윗마을 사람들이 던지는 돌에 혼비백산 도망가는 아랫마을 사람들이 보였겠지.
책의 맨 뒤, 면지에 그려진 저 언덕배기의 한 사람.
배를 타고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서는 아랫마을 사람들을 기다리는 저 사람을 향해
배에 탄 사람들이 손을 높이 들고 인사하는 장면에서 우리 모두 희망을 읽게 된다.
아이와는 한 번 읽고, 혼자 다시 책을 뒤적이다 발견한 이 '반가움의 손흔듦' 장면은
다시 아이와 읽을 때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어야 하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아이 앞에서 처음 읽을 때, 너무 강력한 장면이나 이야기가 나올 까 긴장 했어서,
그 첫인상이 너무 강렬해 한 동안 손을 대지 못한 책 이었는데
다시 보니 더 가까이 느껴진다. 많은 이들이 실제로 저런 배를 타고 정착할 곳을 찾아 나서고 있었지.
지금 우리 사는 실제 세상에서 말이다. 그림 속의 이야기일 뿐이라면 참 좋았겠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 이야기이면서, 아이도 어른도 성찰할 기회를 주는 책.
그림이 많은 것을 설명해 주고 있는 책. 그래서 6살 아이가 보아도 그 강렬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앤서니브라운 그림책 공모전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그의 부드러운 그림만 생각하다
이런 책을 보니 더 충격적이었던(물론 그가 지은 책이 아니라 그들이 선정한 책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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