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도 유야무야.
이번 주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Zoom 모임과 수업이 연속으로 있어서, 아이와 하는 활동에 시간을 내지 못하고 책 읽어주고 재우기 바빴다.
주말도 이틀 내내 오전에만 시간이 날 듯하여, 토요일도 아침부터 아이에게 '오늘은 저걸 해야하는 날'이라며 넌지시 말을 던져 놓았는데. 갑자기 떡국을 먹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떡국을 만들어 주었더니, 아이는 갑자기 지난 회차의 아직 하지 못한 워크지를 가져와서 떡국 옆에 세팅한다.
먹으면서 하고 싶단다
먹으면서 하는 것 . 사실 그 전날, 독서를 ‘식사 중’에 하는 것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언어력 수업에서 접하고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던 터였다.
당연히 먹으며 영상을 보는건 나와 남편의 기준으로는 '안되는 일'이고, 책은 아주 가끔 아이가 낮잠을 건너뛰어 잠에 취해 있거나 하는 주말 저녁에 허용해 주는 정도였다(생각해 보니 아침 간편식을 먹을 때에는 아이와 아빠가 책을 보기도 한다) 평소에 식사 중에는 딱 먹는 것에 집중, 가족끼리 대화에 집중, 특히 요즘에는 스무고개 같은 퀴즈를 하며 밥을 먹는 것이 우리집의 문화이다.
아무튼 그래서 뭔가 먹으면서 워크지를 한다고 하길래, 평소 같으면 얼른 다 먹고 하자고 했을 텐데 ‘그래 한번 해보자’라고 대답해버렸다. 역시 먹으며 뭔가를 하면 먹는게 조금 지연되는 듯, 그러나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우리가 무언가 먹으며 일을 하거나, 또 무언가를 하면서 동시에 뭐든 챙겨 먹는 것과 같이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훅 머리를 때린다. 뭘 먹으며 '종이책'을 보던, 뭘 먹으며 리더기로 'ebook'을 보던, 아니면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오디오북)'을 듣던. 이 아이의 세계에서도 이런 '동시 실행'이 없을리가 없지. 다만 지금까지 그것을 '식사 시간'에 대입하지 않았었을 뿐이었다.
토요일 아침 식탁 위의 풍경. 낯설구만.
밀린 워크지를 하면서 갑자기 'Play2' 부분의 표 안의 단어들을 보며 당당하게 단어들을 읽는다. 아는 단어가 나왔다고 신나게;;
그리고 다음 날. 아빠가 만들어 준 조식 먹으며 또 스피디하게, 대충, 한 번만 읽고 지나가는 8회차 책들.
우연히 포착한 리딩의 순간.
'읽는다'는 표현을 아이에게 붙일 수 있다니. 분명 이번 사이트워드 미션들을 통해 아이는 '읽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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