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록이 무려 500여일 전이다.
그 사이 내 아이는
전보다 더 잘 뛰고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젓가락질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사탕과 초콜릿의 맛을 알게 되었으며
치카치카 후 오구오구 퉤! 를 정확하게 구사하고
킥보드를 타며 스피드와 코너링을 즐기고
양말과 옷, 신발을 코디하는
평범한 아이로 잘 크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과 같게, 때로는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던 때도
바닥에서 배를 튕기며 울어 재끼던 장면도 있었고
불소가 든 치약을 꿀꺽꿀꺽 삼키기도
잘못된 행동을 하고 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끝까지 안하기도
세 숟갈 먹고 다 먹었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다가
어느 날엔, 엄마 한 개만 더 할게요, 볼게요, 먹을게요
하면서 약속과 셈을 터득하는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인데
우연일 수 있으나
외식을 하면서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엄마 아빠의 식사 속도에 맞춰서,
엄마 아빠가 하는 노력, 아이의 관심을 끌려는 노력,
식사 시간에 집중 시키려는,
자리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려는,
궁극적으로 그렇게 하면서 밥을 먹이려는
그 모든 것을 다 수용하며
한 번도 모두가 찡그리지 않고
밥을 먹은 날이다.
와...
이런 날이 갑자기 오다니.
물론 내일도 그러리란 보장은 1도 없다. 그게 육아다.
하지만,
영상 노출 없이 아이와 바깥에서 밥을 먹는 일은
정말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이가 먹는 행위에 관심이 적고,
활동량이 많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계속 움직이기를 원하였기 때문에.
가만 생각하면 이런 성격의 아이가
가만히 앉아서 소근육 활동도 제법 잘하는 것을 보면...
에혀. 우리가 해주는 음식이 그렇게 별로인가 싶다가
그래도 편식 없이 야채도 잘 먹는데.
집에서는 제법 잘 앉아서 식사 했지만
바깥은 얼마나 새로운 것 천지인지,
아이는 먹는 것보다 계속 장소를 탐구하고
뛰어다니려 했어서 외식이 여간 힘든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오늘 그걸
모두가 행복하게 해냈으니...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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