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때에는 소파베드 정도 들어가는 원룸 이었고, 거기서 집을 넓혔을 때에도 딱히 소파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못했었다.
결혼을 해서도 두 원룸 살림을 합치는 정도로 해서 새로 가구를 들이지는 않았었고, 아이가 생기고 재 단장한 집으로 이사를 와서도 붙박이 말고는 가구를 들이지 않았는데 말이지.
우리는 소파를 사고 싶어졌다.
침대도 다 빼버리고 아이와 좌식 생활을 한 지 2년. 뭔가. 널부러지고 싶다. 흐느적흐느적. 부비부비. 딩구르르르르.......
그래서 적당히 인터넷 뒤져보다, 또 시들해서 잠시 잊고 살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 이사온 지 9개월 정도. 참, 인내가 긴 사람 둘이 만나서 삽니다. 무심하던가 ㅋㅋㅋ
어쨌든 맞벌이 하며 육아 하며 전투태세로 사니깐 이래저래 피곤하고 귀찮고 우선순위에 밀리고 하여(특히 잠에 밀림) 여기까지 왔지만, 지난 연휴부터 우리는 소파를 보러 다니게 됩니다.
사실 그 날 하루만 빡쎄게 돌아 다닌거긴 합니다.
육아는 피곤하니깐요. 연속으로 뭘 못하겠음 ㅋㅋㅋ
어쨌든 관심을 두고 찾아보는 와중에, 마음에 들었던 것을 일단 적는다. 또 잊고 살 수도 있으니깐.
시간순이다. 관심순 아니고.
1. 한샘에서 본 것들
밀란 304
예뻤지만, 보풀이 심각하다는 네이버 블로그 평.
원단이 폴리에 마가 3% 정도 섞였었나 본데 그게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9월 중순부터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100% 폴리로 원단을 바꿨다지만, 그 글을 본 순간 얘는 탈락. 그런데 매장 가서 한번 더 보고 싶긴 하다.
세이지블루 카우치가 그레이 베이스의 우리집에 들어오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 등 쿠션 흐물거리는 오리털 싫은데 단단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것도 맘에 들고. 그런데 쓸데없이 비싸다는 생각은, 브랜드가 한샘이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유로 404 네스트
신상이라고 하고(그런데 밀란 304랑 같은날 출시된거 같더만 왜 얘가 더 신상이라고 했는지 모르겠....) 현재 7프로 세일 중이라 밀란보다 더 싸다. 카우치 형태가 없고 딱 4인용 사이즈만 나오는데 일반적인 4인 사이즈 보다는 조금 작았고, 3.5인 정도로 보면 적당할 듯 싶다.
코지그레이 색상으로 차분하고 예뻤음. 헤드레스트 적용 되는 것도 장점.
그런데 약간 애매한 느낌도 있었는데, 딱 이거다 싶지 않은 그런거. 약간 둔탁해 보이는 디자인 때문일까.
사진은 한샘 수내 매장.
2. FIABA 멀린 소파
찍은 사진도 없다. 공홈의 사진으로 대체.
소재는 좋을지 몰라도 촉감이 별로였고 착석감도 편하지 않았고 등받이도 낮아서 앉자마자 이건 탈락이네 했다. 피아바는 소파 보다는 철제 서랍이나 화장대, 전면 책장 같은 것들이 훨씬 가치 있어 보였다. 매우 아쉽.
3. 카레클린트 601 소파
홈페이지에서 보고 갔는데도 마음을 빼앗긴 601 오크 소파. 패브릭 색상은 딤그레이로 디피 중이었다. 난 601이 훨 예뻐 보이는데 구매 후기를 암만 뒤져봐도 603만 있네?, 왜 다들 이걸 안 사지?
예뻐서 보고 또 보고.
그런데 뒤에 603 카멜색 가죽 소파도 처음 봤을 때엔 이게 뭐야 했는데 보고 또 앉아보고 하다 보니 매력이 있었다. 남편도 603 가죽 소파가 더 편하다고 했고. 값이 3백이 넘어서 문제지.
601, 603을 제외한 다른 소파들은 생각보다 착석감이 별로여서 다 패스. 601은 뒷모습도 오픈해 두어도 예쁘고 바닥도 통판이고 패브릭도 다 분리해서 세탁 가능하며 방수도 제대로라 가격 아니면 안 살 이유가 없는데.
나는 컬러 때문에 살짝 망설여졌다. 지금 집 느낌이 브라운 톤이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아서.
딤그레이가 약간 브라운 도는 느낌이라 흠. 딤그레이에 오트밀 섞어서 소파나 주방에 놓으면 아름답긴 할텐데. 집이 온통 그레이라 이런 고민을 하게 되다니.
덤으로, 카레 클린트의 클린터치 테이블 및 체어. 핑크 상판 나올 모양이던데 끌린다.
결론. 카레클린트 에서만 견적서를 한 부 뽑아옴. 소파랑 테이블이랑 체어까지.
(결제는 안함)
판교에 피아바 보러 갔다가 시스디자인 소파도 보고 왔는데, 생활 방수도 되는게 거의 없어서 패스. 근처에 바이리네 매장도 있던데 그것도 보고 올 것을 바빠서 깜빡했다.
온라인으로는,
얼마나 광고비를 냈는지 네이버 쇼핑에 '패브릭 소파'로 검색만 해도 상위에 노출되는 '독일 핸슨 오슬로 소파' 가 예뻐 보였는데 이건 뭐 소파는 걍 온라인으로 보고 살게 아니잖아. 그냥 사기가 영 껄끄러워서 선뜻 손이 안 간다. 이쁘긴 이쁘다 뒷 벽 색상이. 나중에 저렇게 해보고 싶다.
나 청록 좋아하는데.
정리하고 보니 새벽 3시 45분.
그나마도 12시에 남편한테 커피 한 잔 내려달라고 해서 혼나며 마신 카페인 덕에 간만에 이 시간에 깨어 있다.
그래서 뭘 사지.
급할거 없으니 더 구경하까?
사실은 거실 생활을 주로 하니, 리빙다이닝 제품들을 뒤져보곤 헀는데 이게 제품 퀄리티가 영 아니올시다 인거다. 무지, 자주, 비슷한 디자인 소재의 제품들 쭉 뒤져봤는데 하나 같이 방석 밀리고 막 상판 갈라지고 이슈 없는 제품이 없다.
포기.
그래도 거실 생활을 위한 소파와 테이블이면 좋겠는데 말이지. 아 고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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