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했을 때에, 당연히 산후조리원은 예약을 해야겠지 했었다. 당연히, 많이들 그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깐. 그러면서 조리원을 알아봤을때에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조금 당황하긴 했다. 물론 분당에서 구하려고 보니 가격이 조금 비싼 부분도 있었고, 꼭 이게 필요한가 싶은 생각도 조금 들었고. 어쨌든 회사 근처 그리고 집 근처로 조리원을 몇 군데 추려서 방문을 하고 가계약도 했었는데 후보군이 바로 이 세 군데였다.
1. 판교 운중동에 있는 에델바이스 산후조리원.
2. 서현에 있는 클로리스 산후조리원.
3. 수내에 있는 더팰리스 산후조리원.
위 조리원들은 일단 가격과 룸 컨디션/종류, 신생아실 케어, 모유/혼합/분유 수유 비율, 식사와 세탁의 위탁 여부, 기본 포함되는 마사지 횟수, 모유수유를 위한 유방케어, 화재보험 유무, 건물 정보(화재 시 탈출이 쉬운 구조인지, 오피스 건물인지 식당을 포함하는 건물인지 저층인지 고층인지 등등), 모자동실 시간, 집과 병원과 회사와의 거리, 최근 신생아나 산모에게 큰 이슈는 없었는지(바이러스성 질병이 돌았던 적은 없는지, 병원으로 이송된 이력은 없는지), 간호사/조무사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따져보고 가격 대비 괜찮다고 생각했던 곳들이었다.
일단 세 군데 다 투어를 했었고, 최종적으로는 수내에 있는 더 팰리스 산후조리원으로 결정했다.
먼저 에델바이스 산후조리원은 저 세 군데 중에 남편과 내가 꼽은 3등 조리원이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방문 했을 시에 신생아실에 선생님이 한 분 계셨는데 혼자서 아이들을 케어하고 계셨다. 신생아가 10명 이내이긴 했으나 보통은 둘 또는 세 분 정도가 신생아실을 지키고 있는게 맞지 않나 생각하며 우린 좀 의아했었다. 신생아 하나가 울고 불고 하고 있었고 산모 한 두명이 신생아실을 왔다 갔다 했었는데 선생님 혼자서 바빠 보였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가 모자동실 시간대도 아니었다. 아무튼 그 부분이 조금 이상했었고, 또한 외부인이 쉽게 드나드는 것을 보고 여긴 별로다 싶었다. 면회 오신 분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막 가족 단위로 들어왔는데도 아무도 바로 제재하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하지 신생아실이 바로 문 앞에 있었는데 안에 선생님이 바쁘신데 그걸 누가 보고 제재하겠나. 아무튼 그 사람들을 발견한 어떤 분이 다른 층으로 가라고, 여기 들어오시면 안된다고 해서 나가긴 했지만 이미 다 들어와서 한참 있었는데 그게 무슨 의미. 이 두 가지 빼고는 가격도 저렴하고 방도 좁지 않고 햇빛도 적당이 환하게 들어서 괜찮았다. 단지 운중동까지 가기가 은근 차로 귀찮아서 집에서든 병원에서든 우리 회사에서든, 그게 조금 맘에 걸렸고. 그래도 여기에서 상담 받으면서 성남에서 출생 신고 후 받을 수 있는 성남 종합 상품권 50만원을 조리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나중에 수내 더팰리스 산후조리원에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왜 다른 조리원들은 이 정보를 좀 더 상세히 알려주지 않았는지 의문. 상담할 때에 알려주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텐데. 아 참 그리고 이 곳도 물론 예약을 했었고 나중에 예약 취소를 했었는데, 카드로 예약 받고 나서 취소하기 위해 카드를 가지고 무조건 방문을 해야 한다고 해서 상당히 황당했던 곳이다. 보통은 그냥 예약자 이름만 알려주면 알아서 카드 취소 해주던데 요즘 같은 세상에 직접 방문해서 취소를 요구하다니, 만약 기기의 문제이거나 어떤 이슈로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요즘 세상에.
두 번째 클로리스 산후조리원은 음... 일단 상가 건물 내에 있다는 점과 창문이 없는 방도 있다는 것을 알고 갔음에도 살짝 충격이었는데, 창문이 없는 방은 정말 별로. 그리고 내부 공기가 조금 답답했다. 습한 공기가 약간 거슬리는 느낌. 그리고 확실히 건물 안쪽으로 있어서 그런지 방을 제외한 복도나 식당이나 이런 곳들이 다 창문이 없어서 더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우리가 고려했던 방은 VIP 룸이었는데 일단 방이 꽤나 넓고 침대도 두 개나 있고(사실 침대 두 개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남편 말고는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없는 마당에 ㅋㅋㅋ) 그리고 방에 좌욕기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였다. 방 안의 큰 창문 밖으로는 푸르른 나뭇잎이 촤르르 흔들리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여름이면 뷰가 좋겠다는 생각도 스쳤고.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아주 밝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케어하고 계셨고, 여기는 신생아실이 두 군데라는 점도 맘에 들었다. 바이러스성 질병이 돌면 증상이 있는 아이를 격리해야 하는데 보통의 조리원은 그런 시설이 없는 반면에 이 곳은 신생아실이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어서 그게 가능해 보였다는게 또 장점. 원장 선생님의 상담 또한 난 맘에 들었다. 시설만 조금 더 좋으면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조리원이었다.
세 번째는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했던 수내 더팰리스 산후조리원. 이 곳은 울 팀 차장님네 와이프가 쌍둥이를 낳고 조리했던 곳으로 추천 받은 곳이다. 여기 저기 검색해 봤을 때에 평도 나쁘지 않았고 위에서 내가 언급한 여러 조건들을 상당히 만족하는 곳이어서 기대가 좀 됐었다. 인터넷 검색 시 시설이 상당히 낡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막상 투어하러 갔을 때에 생각보다 그리 노후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별로 신경쓰지 않고 예약했었다. 다만, 실제로 입실해서 지내보니 몇 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바로 눈에 띈 것이 사실. 같이 지냈던 많은 산모들도 공감했던 부분이니 잠시 후에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음.
일단 더팰리스 산후조리원을 선택했던 것은 매우 잘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과 멀지 않고 남편과 나의 회사 근처이기도 하고 집과도 가까워서 선택 했었는데, 남편이 일주일은 외근 및 야근으로 멀리 출퇴근하고 심지어 회사로 출근할 때에도 늦게 퇴근해야 해서 정말 회사랑 가까운 것이 도움이 된 것인가 하는 의문은 있지만. 심지어 주말도 출근함... 내 정말 이놈의 회사를 당장 때려치우게 하던지 해야지. 이번 프로젝트는 진행 과정이 정말 최악이었다. 진정 이렇게 진행된 프로젝트는 절대 성공하면 안된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지론. 나 또한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시 조리원 얘기로 돌아가 보자.
수내 더팰리스 산후조리원은 내가 생각했던 대부분의 조건을 만족했다.
조리원 내부 - 여기 저기 큰 창이 있어 밝고 쾌적한 환경
모유수유 권장
실제로는 혼합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들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엄마들에게는 모유 수유를 권장하면서 케어를 해주되, 신생아들에게 적당히 분유를 먹여서 엄마들 쉬는 시간도 주고 모유가 부족한 아이들을 케어해 주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영우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이 황달에 걸리기 때문에 황달 빼려고도 초반에 열심히 분유를 먹이기도 했고. 실제로 초반부터 완모가 가능한 엄마는 몇 없어서 그런지 분유 사용이 제법 되는 듯하다. 그래도 분유도 일동 제약에서 나오는 고가의 산양분유를 먹이고 있어서 그건 맘에 들었다. 애 낳기 전에는 뭐 분유가 뭐가 뭔지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이제 산양 분유가 좋다는 것 쯤은 아는 레벨이 되었음 ㅋㅋㅋ
신생아실 케어
다른 곳들은 신생아실에 창문이 없는 곳도 많다는데, 이 곳은 일단 신생아실 뿐만 아니라 복도와 식당 등 대부분의 곳이 환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 같다. 적당한 거리에 신생아들을 배치하고 하루에 두 번 소독하고 환기하고 - 물론 그 시간대에 우리는 모자 동실을 해야하지만 - 격주로는 전체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7시부터는 아기들 목욕을 시키는데, 입실한 모든 신생아는 본인의 이름이 씌여진 목욕통이 존재하고 그 목욕통으로 퇴실할 때까지 목욕하게 된다. 그리고 퇴실할 때에 그 통을 선물로 주시는데 그런 부분도 상담할 때에 원장 선생님이 자랑 하시듯이 말씀 하시긴 하셨지만 확실히 좋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신생아실 선생님들도 친절하셨고.
식사와 세탁이 위탁이 아닌 점
조리사님들이 만들어 주신 음식들 하나 같이 다 맛있고 좋았다. 출산 및 임신 전의 나는 하루에 두 끼 정도 적당히 먹는 편이었는데 출산 후에 모유 수유 하느라 체력을 매일 소진하는 탓에 조리사님이 주신 하루 세 끼와 중간 간식과 저녁에 죽까지 모두 챙겨 먹고도 허기져 했었다. 청소와 세탁을 도맡아 주셨던 이모님들도 항상 친절히 대해 주셨다.
마사지?
나는 VIP 룸으로 예약했기 때문에 산전 2회와 산후 3회의 마사지를 받게 되었는데, 이 마사지라는게 참 애매하다. 산전 2회는 전신으로 2회라는게 아니다. 한 번은 상체 마사지, 한 번은 하체 마사지만 받을 수 있다. 이런게 예약할 때에나 실제로 마사지를 받을 때에 조금 맘에 안드는 부분인데, 다른 엄마들도 나와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은 다 이런 부분에 조금의 불만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조리원만 그런 것은 아니긴 하다. 보통 조리원에서는 룸 타입에 따라서 마사지 횟수를 붙여서 상품 설명을 하는데 그게 우리 기억에는 '몇 회'라는게 기억에 남고 실제로 횟수만 설명해 주지 실제로 산전 2회가 1회는 상체이고 1회는 하체에요~ 라고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는 말씀. 그것도 임신 몇 주차에는 무슨 이유로 하체를 마사지 받는게 좋고, 또 몇 주차에는 또 다른 이유로 상체를 받는게 좋아요 라고 마사지 받을 때에 설명해 준다고 해도 온 몸이 다 아픈 임신 말기에 그게 귀에 들어올리가. 그냥 전신 다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 뿐. 그리고 출산 후에 3회의 마사지를 받았는데 이 마사지도 처음 1회는 복부와 데콜테와 뭐 어디와 어디와 이런 여러 부분의 마사지를 한 번에 다 같이 받는 것이었는데 예약할 때에는 그런 부위 별 마사지를 전부 다 따로 적어놓아서 이게 꼭 여러 번 마사지를 받을 것처럼 느껴지는게 있다. 그런데 한 번에 내가 받아야 할 마사지를 이미 다 받았다니, 뭔가 사기 당한 기분이랄까. 아무튼 난 산전 받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사지사 분들이 잘 대해주시고 잘 해주신다고 해도 상담 받으면서 내가 기대했던 전신 마사지 2회가 아니라는 점에 이미 맘 상하고, 또 산후에 받을 때에도 한 번에 내가 받아야 할 마사지 중 절반은 받았다는 기분에 약간 좌절?. 어쨌든 여기 마사지 선생님들이 잘 하신다는 소문도 있었고 나도 몸이 많이 붓거나 아프면 마사지는 추가로 끊어서 받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몸이 많이 붓지 않고 괜찮다 싶어서 추가로 마사지를 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퇴실할 때 쯤에는 마사지를 좀 더 받았어야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출산 34일째, 나는 지금 골반이 조금 아프다. 근데 뭐 마사지 받았어도 후회는 했을 지도 ㅋㅋㅋ 사람 맘이 다 그런 것 아닌가, 해보지 않는 것에 대해 후회. 이미 저지른 것에 대한 후회. 추가 마사지 비용은 8회에 80만원 10회에 100만원 12회에 120만원 이었던 것 같다. 보통 2주 정도 조리원에 있으니깐, 12회로 결제하면 룸 타입에 포함된 기본 횟수에 더해서 매일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깐 많은 사람들이 12회로 결제하는 것을 보았다. 결제하신 분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듯한 반응. 역시 선생님들 솜씨는 좋은 것으로!
유방관리
난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본다. 출산하고는 바로 젖이 돌지 않으니 천국이지만, 며칠 지나면 점점 젖이 돌고 힘들어 진다. 일단 젖이 돌지 않을 때에는 애한테 젖을 물려서 어쨌든 빨게 만드느라 힘이 드는데 그것도 사람 마다 유두가 다 다르게 생기고 심지어 나도 왼쪽 오른쪽이 달라서 고생 고생. 나는 조리원에 들어가는 날인 출산 3일째부터 이미 젖몸살이 발동 걸리고 있었다. 참 산부인과의 마사지 선생님이 고주파로 가슴을 조금 관리해 주셨는데, 나는 유두가 조금 짧은 편이라 애가 물기 힘들어 할 수도 있겠다고 하셔서 걱정을 했다. 그 이틀 동안에 갓난애기한테 물리면서도 이미 오른쪽은 유두가 헐어가고 있었으니. 조리원 들어간 날 저녁부터 바로 젖이 팅팅 불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유선이 뚫리지 않은 가슴이 더 아프고 조여왔다. 밤새 아이스팩 대고 앓다가 다음 날 오전 10시에 신생아실 선생님이 유선 뚫는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세상에 그대는 엔젤 나만의 천사~ 그 아프던 것들이 선생님의 마사지로 많이 해결되었다. 이 날이 목요일, 신생아실 선생님이 마사지 해주는 날이었던 것. 더팰리스 조리원은 월수금은 마사지실 선생님들이 유방관리를 해주시고 화토요일은 국제모유수유 선생님이 방문하셔서 해주시고 목요일은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관리해 주신다. 매일 매일 일요일 빼고는 가슴 관리를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도 받기 때문에, 조리원에 지내는 동안에는 유선이 막히는 걱정은 없이 (유두는 매일 헐리고 있었지만ㅠㅠ) 지낼 수 있었다.
문제는, 조리원을 나오자 마자 바로 유두백반이 생겼다는 것. 으앜..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새벽에 끙끙 앓으며 우는 나를 보고 남편이 응급실을 가자고 했을 정도니. 그런데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게 응급실에서 해결될 수 없는 일임을. 누군가 나의 유선을 뚫어줘야 했다 그게 아직 어리고 빠는 힘이 적은 영우는 불가능 하리라는 느낌적인 느낌. 그 새벽에 나는 택시 타고 조리원 신생아실로 달려갈까 하는 생각을 수 번을 했다. 어쨌든 다음날 아침에 원장선생님께도 연락하고 조리원에 신생아실로도 전화해서 물어보고 해서 바로 10시에 조리원으로 고고. 신생아실 선생님, 바로 조리원에서 처음으로 내 유선을 뚫어주셨던 그 분이 한 시간 가까이 나를 붙잡고 오른쪽 유방의 유선을 뻥뻥 뚫어주셨다. 대신 백반이 생긴 그 부분이 정말 메인 유선을 다 붙잡고 있어서 해결이 안되는 상황. 유방외과를 가서 터트리지 않으면 오늘 중으로 다시 똑같이 아플거라고 말씀하셔서 엄청 좌절하고 있을 때에 원장 선생님께서 집에 가서 얼른 영우한테 물려서 터트려 보라고 하셔서 바로 집으로 달려가서 한 시간은 영우를 붙잡고 실랑이 했다. 제발 쬭쬭 빨아죠 아들ㅠㅠ 결국 아드님이 성공해 주셨고 나는 살아났다. 내 유두백반의 원인은 자세에 있었다. 한 가지 자세로만 계속 하다 보니 애가 빨지 않는 부분이 생겨서 제대로 모유를 비우지 못했던 것. 터트려지고 난 백반은 그 뒤로도 한 일주일은 아팠다. 그러는 사이 하나의 백반이 더 생겼고, 그 것 또한 영우가 터트려서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되기까지가 2주. 결국 출산 30일은 지나서야 모유 수유에 대한 안정기가 도래하였고... 그 사이 영우도 쑥쑥 자라 거의 5kg 에 가깝게 커서 빠는 힘도 늘어났다. 이래서 30일의 기적이라고 하는 것인가. 그 덕에 잠도 잘 자는 때가 많아졌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글도 남기고 있다니, 참.
원장 선생님께서는 퇴실할 때에 애가 5kg 되기 전까지 가슴에 문제 있으면 언제든 케어해 주시겠다고 하셨고 처음에 상담할 때에도 이 얘기를 하셔서 인상이 좋았는데, 막상 내가 겪고 조리원에 가서 해결하고 보니 정말 이것은 신의 한 수. 한 시간 가까이 케어해 주신 신생아실 선생님 정말 영우 좀 크면 같이 가서 뭐라도 대접해 드려야 할 판이다.
신생아실에서 우리 영우, 완전 쪼꼬매!
그 외에...
아쿠아젯이나 샌드베드, 골반교정기에 파라핀 찜질, 좌욕기에 좌훈기에 시설에 대한 것은 뭐 더 언급할게 없다. 횟수 제한 이런거 없고 맘대로 사용하면 된다. 또 뭐가 있을까... 같이 먹는 식사에 대한 것도 다들 모유수유 하느라 힘든 판국에 서로 격려하고 또 좋은 육아 용품에 대해 정보도 나누고 동네 사람들 끼리 또래 끼리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잘 지낼 수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난 분당에 10년간 살면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선배를 조리원에서 만났고;;; 심지어 임신 기간 동안 다니던 요가 학원에서 만났던 분도 조리원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참 인연이란 싱기방기.
이것이 아쿠아젯과 샌드베드. 아쿠아젯 겁나 열시미 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리원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시설의 노후. 무엇보다 수유복은 필히 교체 하셔야 할 듯하다. 이전에 '한스케어텔' 이란 이름에서 지금의 '더 팰리스'로 변경된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 때부터 사용하던 수유복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니. 이건 이름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깨끗하게 빨고 사용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너무 군데 군데 헐었다. 옷이 너무 헐어서 차마 조리원에 오는 친구들, 지인들, 가족들을 만날 때에 수유복을 입고 나가기가 꺼려지는 정도. 어떤 것은 중간에 단추도 없기도 하고 너무너무 웃겼다. 같이 지내던 엄마들도 하나 같이 수유복에 대해서는 불만 또 불만. 어떤 분의 남편은 '수유복이 그렇게 비싼가? 왜 안바꾸지?' 라고 했을 정도라니. 입는 우리는 어땠겠어요. 그리고 은근 에어컨에 대한 컴플레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조만간 대대적인 공사를 하시지 않을까 싶다.
아침에 준비되어 있는 남편을 위한 토스트도 정말 별로 였다. 빵도 빵인데 토스트기가 아니고 미니 오븐이라서 안 그래도 푸석한 빵이 오븐으로 구우면 더 푸석해 지고 맛이 없다는 것을 안드셔 보셔서 모르시나. 버터는 아닌 듯하고 마가린인가 싶은 기름진 것 하나랑 딸기쨈이 놓여져 있는데 어쨌든 빵이 너무 맛이 없어서 정말 빵돌이인 우리 남편이 이 빵은 제대로 거부했다. 하긴 내가 먹어봐도 정말 맛이 없는데. 식빵도 좀 나은 제품으로 바꾸시고 미니 오븐 대신에는 토스트기를, 제대로 된 버터나 마가린 정도는 있어도 될 것 같다. 사실 이런거 진짜 얼마 안하지 않은가?. 남편이 빵을 좋아하고 아침은 대부분 씨리얼 아니면 토스트 정도 먹고 지내고 있어서 산후 조리원 알아볼 때에도 그저 아침엔 남편을 위한 빵 정도는 제공된다고 했을 때에 그저 그러려니 어디든 다 똑같으려니 했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인 줄 알았으면 진심 고민했을 듯.
그리고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하루에 세 번 교대되고 또 매일 같은 선생님들이 오시지 않는 것은 알고 있는데 그래서 산모에게 일관적인 정보를 전달해 주기가 어려운게 사실이고 산모나 아이를 대할 때에도 선생님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제일 의아했던 부분은 조리원 들어가서 첫 날 저녁에서 새벽에 있었던 일이다. 나에겐 첫 경험이니 조리원 생활이 어떠한지, 그리고 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원장 선생님의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면서 '오늘은 아직 젖이 막 돌지 않을 때이니깐 아이에게 양쪽으로 5분씩 젖을 물려보고, 또 젖이 막 돌기 시작하면 수유하느라 새벽에 푹 자기 어려우니 오늘은 새벽에 푹 자고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 그래야겠다 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오후에 계신 신생아실 선생님도 오늘 밖에 새벽에 푹 자는 날은 없을 테니 푹 쉬어야 하겠다고 지나가는 말씀으로 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러려니~ 했는데 왠걸 새벽에 2시였나 3시였나 수유콜이 온 것. 콜이 왔으니 나는 당연히 나가야 하는구나 하고 가서 애한테 젖을 물렸다. 거의 나오지도 않는 젖을 물려서 애를 재우고 들어왔다. 그 뒤로는 아침에 애기 목욕한 후에 갔었나. 아무튼 그 새벽부터 나는 젖이 팅팅 불고 있어서 너무 아파서 유축을 해보고 싶었고, 그 새벽에 수유콜을 받고 나가서는 거기 계신 신생아실 선생님께 유축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는데 '어 유축해본적 없어요?' 하면서 선생님이 당황하기 시작. 나중에 공용으로 쓰는 유축 깔대기를 주시고는 유축기 사용 방법을 알려주시긴 했는데 나에게 몇 번이나 '유축 안해봤어요? 아 그래요?' 라고 물으셔서 난 그 새벽에 너무너무 당황했다. 첫 출산에 모유 수유도 처음인데 새벽에 수유콜이란 것도 처음 당해봐서 난 그냥 나왔을 뿐이고 너무 피곤한데 가슴은 아파서 유축이란걸 남들도 하길래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은 건데 그러면 좀 가슴이 덜 아플까 싶어서 그런 내 앞에서 자꾸 나에게 되묻는 것이다. '유축 진짜 안해봤어요?' 라고. 분명 영우가 어제 새로 들어온 아이고, 나도 새로 들어온 산모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는데 그런 나를 새벽에 왜 수유콜을 했을까. 이럴 거면 다른 분들은 나에게 왜 푹 자라고 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을 며칠간 했다. 아, 이 조리원은 생각보다 허술한건가. 산모나 신생아에 대한 정보나 디렉션을 잘 공유하지 않는 것인가? 등의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아 케어와 유방 관리 때문에라도 나는 둘째를 가지면 이 곳을 염두해 두고 조리원을 선택할 것 같다. 그 만큼 둘째, 셋째맘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는 것.
아 그리고 출생 신고 후에 받는 성남사랑상품권! 보통 입실할 때에 조리원 비용을 완납하게 되는데, 조리원에 있을 동안에 만약에 출생 신고를 하게 된다면 상품권을 원장님께 드리면 상품권을 받아주시고, 그 만큼의 비용을 되돌려 주신다는 점. 참고해서 꼭 상품권 한 방에 털고 나오세요~ 분당 살면서 참으로 성남 사랑 상품권 사용하기 어려움. 사용처가 다양하지 않고 큰 금액을 사용하기도 힘들고 하니깐.
그래서, 정말 산후조리원은 천국이었냐고?
아니. 처음 일주일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모유수유의 힘듦을 가늠조차 못하고 있었으니 당연지사. 출산하기 직전까지는 출산에 대한 걱정, 내가 원하는 방식의 출산이 가능할런지, 예정일 근처에 애가 나올 것인지, 애 몸무게가 적당할 때에 출산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 지, 진진통이 제대로 걸릴런지, 자연 출산이 가능할 지, 등등 그 걱정에 대한 고민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 뒤의 일은 생각할 겨를이 없지. 그러나 출산은 길어냐 48시간 고통 아닌가. 그 뒤에 찾아오는 육아의 힘듦이나 모유수유의 고통은 몇 개월이니, 하아. 그래서 조리원의 첫 주는 정말 피곤하고 힘들었다. 수유실에서 나오지 않는 젖을 붙잡고 애에게 애원하며 조금만 더 힘차게, 열심히 빨아달라고 외치는 이가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으니. 초유를 먹이고 싶은, 그리고 먹이기를 권하는 환경에서 아픈 유두를 매 시간마다 붙잡고 수유와 유축을 반복하는, 그리고 새벽에는 어김없는 수유콜. 누가 천국이랬냐고요 여기가.
그러던 일주일이 지나고, 두 번째 주에는 그새 조리원의 반복된 생활 패턴이 익숙해 져서 이제 어느 정도 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 그 때 또 생각하게 된다. 정말 이 곳이 천국일까. 바깥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가면 그나마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조리사 선생님들이, 청소와 빨래를 도맡아 주시는 이모님들의 일들을 전부 내가 해야 하면서 수유와의 전쟁 이겠구나. 아, 역시 모든 것은 상대적이었어. 천국이네 여긴.
뭐든 겪어야 배운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좋아하지. 낯선 곳이든 익숙한 곳이든 다녀오면 뭐든 경험치가 올라가 있으니. 어쨌든 조리원을 다녀와서 정말 크게 깨달은 것들이 있다.
- 뭐든지 전문가에게 상의하는 것이 제일.
국제 모유수유 전문가를 만나서 그 분의 짧은 손길에 내 가슴에서 분수처럼 솟구치는 젖줄기를 보며 '우오오어어어어어어!!!' 하고 소리쳐 본 적이 있는가. 젖몸살은 정말 상상 초월, 그것을 해결해 주는 이 분들은 정말이지 은인인 것을. 암 그렇고 말고. - 역시 겪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는 섣불리 아는체 하지 않아야 하는 법.
임신, 출산, 그리고 모유 수유, 이제 육아까지. 아이를 낳은 세상 모든 여자들을 리스펙. 특히 쌍둥이, 세 쌍둥이를 출산한 엄마라면 진정 무한 리스펙. 뭣 모를 때에는 '쌍둥이 낳아서 한 번에 기르면 정말 좋겠다 그것도 딸 하나 아들 하나라면 얼마나 좋겠어!' 했지만,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상상해보자. 우와, 그러면 열 달 동안 회사 생활 난 못해. 아마 거의 누워 지내야 할 걸. 출산도 마찬가지 정말 무섭다. 그러나 더 엄청난 것은 수유와 잠투정과의 전쟁이지. 정말이지 엄청나다. 다시 한 번 리스펙입니다. - 남편은 내 보물! 최고!!!
누가 어떻게 케어해 주어도 남편 만한 존재가 없다. 임신 때부터 출산 순간까지, 그리고 조리원에서도 또한 집에서도. 늦게 퇴근하는 날에도 늘 아이의 목욕을 함께 시키고, 목욕 시킨 후에는 목욕통도 다 세정해서 말려두고, 빨래도 하고 건조하고 개어 놓고, 내가 틈틈이 꺼내 먹을 수 있게 과일도 잘라서 냉장고에 구비해 두고. 생수를 잘 못 먹는 나를 위해 물도 매일 끓여 놓고.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매일 사료와 물도 챙겨주고 화장실도 잘 치워주고. 청소도 늘 열심이고. 임신 했을 때에도 잘 안 먹는 나를 위해 아침을 매일 챙겨주고 도시락도 매일 챙겨주고(물론 도시락은 같이 먹었지만~) 청소, 빨래 다 도맡아서 하고. 이런 남편 없다고 주변에서도 난리날리. 나도 알아요 여러분 ^-^ 다 내 복이지요 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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