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언제 사뒀을까.
엑셀 열어봐야 알 듯 한데, 아마도 알파벳 대소문자도 정확하게 잘 모르던 작년 겨울 즈음 아니며 작년 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냥 딱 봐도 이게 쉬워 보이고, 그 시기에 읽어주던 영어 그림책 보다도 훨씬 간단하니까 아이가 흥미를 보인다면 종종 읽어주면 좋겠다 싶었다.
그로부터 한 두어번 쯤 보긴 봤을까? 다른 리더스 책들은 그래도 스토리라인이 있거나 특별히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해서 잘 읽었다 치면(사실 듣는거죠) '이건 진짜 재미가 없나보다' 싶은 정도였다. 그래도 아는 단어 제법 많이 나오는데 쩝. 속으로 그러고 그냥 넘겼고, 사실 언제든 이 책은 쓰임이 있을거라 생각이 들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었다.
그러다가 와이맘의 알파벳 스터디를 보고, 사이트워드 과정까지 하신다는 얘길 듣고 '아 음 사이트워드는 그래도 좀 읽기에 관심을 더 둘 때에 하는게 낫지 않나' 하고 고민을 하려다가 말았는데.
어쩌다 보니 하고 있다 ㅋㅋㅋ 그 날따라 좀 열정 과다였는지 나는 바로 결제를 하고 말았다는.
어떤 팁이 있으신지, 다양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니까 분명 배울 부분이 있을거라고 내심 생각은 해왔던 터다. 그런데 내가 아직은 책상 앞에 붙잡고 뭔가 보상을 제시하며, 상장을 보여주고(아직 상과 상장의 의미도 잘 모르는데 아이는...) 그런 과정을 사실... 아직은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지금까지는 아이에게 적절히 미끼를 던져주고 그걸 무는 아이와 적당히 타협하며, 자율적인 분위기로 이것 저것 해왔기 때문에 은연중에 그런 뭔가 엄격해 보이는 시스템에 겁을 먹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걸 어떤 식으로 시스템을 잡고 가야 하나 사실 고민이 많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평일 저녁의 시간, 주중 하루는 영어 온라인 북클럽이 잡혀 있고 또 아이와 해야할 것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매일 꾸준히 하고 싶은 수 영역, 요즘엔 남편이 한글 좀 더 알려주면 좋겠다고 계속 푸시해서 그것도 좀 신경써서 하려고 하고 있고 종합 영역으로 워크북이나 어플도 좀 해야하고. 사실 영어 하나만 해도 매일 할 수 있는데 워낙 이것 저것 거리가 많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종이접기, 만들기, 또 블럭으로 만들기 등 사실 아이 놀 시간만 주어도 정말 빠듯한 우리의 저녁.
그렇기에 목표는,
1. 짧고 굵게
2. 그리고 매일 하기
드디어 팝펜을 제대로 써본다. 요거 첫 런칭하며 살 때에 두근 거렸는데(도대체 언제냐...). 그런데 인식이 좀 딜레이가 있다. 세이펜에 비해, 다른 펜들에 비해. 음질은 깨끗한데 말이지.
첫 두 권을 읽어주고, 펜으로 들어보고, 걍 바로 따라 읽는다. 저녁 먹고 이불 위에서 꽁냥꽁냥 분위기로 해보았다. 와이맘 가이드 영상에서 본 것처럼 타이틀과 표지의 대표 단어 두 개 강조해 주고, 대소문자 비교 한번 해주고, 매 페이지마다 그림 배경과 또 인물들의 대사 또한 들을 수 있게 옆에서 조잘거리며 아이에게 가이드 해본다. 휴 애썼다.
잘 읽어 보았으나 듣고 따라하는 느낌이고 아직 문자를 '읽는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아는 단어들이고 들리는 데로 그냥 말하고 있는 것. 그리고 적당히 눈치껏 단어 첫 문자를 보고 또는 뒷 문자들까지 슬쩍 보고 때려 맞추는 녀석.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알고, 말한다. 그러나 역시 크게 흥미는 없는 책이라서 살짝 텐션 떨어질 때에 이 멘트를 던졌다.
이거 다 읽으면 선생님이 선물 주신다고 하셔서
내가 하겠다고 손들었어. 엄마 잘했지?
그렇다. 나도 모르게 떡밥 투척. 바로 반응 온다. 좋아 이걸로 좀 밀어보자. 워크지는 출력하려다가 그냥 아이패드프로랑 펜을 쥐어줬다. 전에도 몇 번 패드로 워크지나 미로찾기 등 해본 적이 있어서 아이는 신났다. 특히 쓰고 나서 쓴걸 다 지우셔야 한다...................
조금 도와줘서 주어진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 쓰는 부분은 대부분 패스했지만, 알파벳 문자를 어느 정도를 쓸 줄은 알고 또 쓰는 것보다 보고 듣고 말하고 읽는 것에 더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굳이 따라 쓰라고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눈으로 해독해도 괜찮아.
첫 날, 두 권 읽고 한 권 책에 대한 워크지를 하고
둘째 날, 자기 직전에 아이가 원하는 책들을 읽어주고 들이밀어서 두 권 다시 또 읽고
셋째 날인 오늘, 책 두 권과 다음에 할 책을 가져와 놓고 나머지 한 책에 대한 워크지를 완료.
역시 아이패드로 진행했고, 애가 좀 질질 끌자 목적에 부합하게
Hey, I'll count 20. Ready? Get Set Go!
하니까 전력질주로 체킹하심. 역시 시간 제한이 먹힐 때가 많다. 마지막 페이지에 'boat' 단어를 보고 그림을 찾는 문제에서 딱 보니까 'b'만 보고 'bike'로 직진하셨다.
하나가 다르네~
b..브..o...어ㅏ
으앜~~~ 하더니 바로 잡는다. Good Job~ 그랬더니 아래 진도표에 스티커를 더 붙이고 싶다고 한다. '그러고 싶으면 그 책을 읽으면 되~ 어차피 내일 읽어야 하니까 지금 읽어도 되~' 했더니 읽을거야! 하더니만 읽지 않았다. 다만 내가 이 진도표에 스티커를 다 붙이면
선생님께서 어떤 선물을 주시는걸까?
떡밥 던지니 그냥 씩 웃으며 혼자 쫑알쫑알 '뭐가 있을까? 뭐지?' 정도로 흐뭇해 하더니 사라졌다. 떡밥 회수는 천천히 하기로 하자.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긴 사실 손에 쥐어줄 선물은 여기저기 가득해서 별 걱정은 안된다 ㅋㅋㅋ
회고와 반성의 시간
작년 하반기에도 '말하기' 영역에서의 큰 깨달음이 있었는데, 이번 스터디는 '읽기' 영역에서 또 그런 일정을 잘 지키며 하는 아이의 '공부'에 대해서 조금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35% 정도 마음을 오픈했다는.
공부에 왜 스트레스가 없겠는가. 그걸 이겨내고 얻는 기쁨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맞을 것이다.
작년 5세 한 해는 '맞벌이 부모를 가진 아이의 건강한 습관 형성'과 언어 측면에서는 쭉 그래왔듯 '영어, 한국어를 고루 접할 수 있게' 하면서 독립적인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아이에게 여러 역할을 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챙기는 것을 목표로 했다 치면,
올해 6세는 그것들을 아이의 성장에 맞게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면서, 조금은 아카데믹하게 아이에게 접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작은 와이맘 스터디이지만 올해의 목표를 쓰고 마무리하는 의식의 흐름.
ㅋㅋㅋ.
'호나미랑 달콩이랑 > 홈스쿨 표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holastic | Sight Word Readers 3회차 (YMom) (1) | 2022.01.19 |
---|---|
Scholastic | Sight Word Readers 2회차 (YMom) (1) | 2022.01.16 |
엄마표 표류기 | 프롤로그 (0) | 2021.11.22 |
TinkleU 팅클유 Week 4-2. Space above My Head (0) | 2021.09.01 |
TinkleU 팅클유 Week 4-1. Dot Screen Art (0) | 2021.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