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아이를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이후부터, 줄곧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식의 흐름으로 살펴 보자면,
- 어떻게 해야 안 아프게(병원에 덜 가게) 잘 키울 것인가
- 어떻게 하면 신체, 인지 발달이 평균은 채울까
애가 조금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면서 부터(자아가 생겨서 막 엄빠랑 부딪히기 시작), 사실은 그 이전부터 어렴풋이.
- 어떤 사람으로 키워낼 것인가 (부모로서)
-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아이와 함께 벌어지는 낯선 모든 상황에)
하다 보면 알겠지만,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는가' 하는 자기 성찰을 하게 된다. 아,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분명 있겠다만.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대략 이런 생각들을 하고 산다.
- 공부 이런거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면 좋겠고, 그런거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고
- 책은 좀 잘 읽으면 좋겠어. 배울게 많으니까.
- 그래도 건강이 중요하지. 튼튼하게 잘 키우면 좋지.
- 자연과 가까이 아이를 키우면 좋겠네(요즘 숲학교 이런 것도 있다지?)
- 그래도 도시는 포기 못해.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경험과 기회를 줄 수 있겠어!
- 아무튼 난 좋은 부모가 될거야. 그럴 수 있을 지도 몰라.
아이를 낳고 나서는, 뭐 한 2년은 그냥 '아... 한 인간을 키워내기 위해 이런 인내가 필요하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고단하다. 저런 고민할 새도 별로 없고, 그냥 아주 본능적인 것들을 해결하며 살아야 하니까. 먹는 일, 씻는 일, 싸는 일, 그리고 아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만 살펴도, 주로, 매일이, 아주, 고단할 수 있다.
아이가 자라는 첫 1년에서 1년 반 정도는 이런 생각들을 하며 지냈던 것 같다.
- 왜 아무도 '이렇게까지' 힘들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을까
- 어린 영유아의 돌봄이 이렇게나 고단한 일이구나(가정 어린이집 선생님 리스펙)
- 일과 육아가 공존할 수 있을까?
- 돌아갈 회사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 그런데 육아 휴직이 1년 밖에 없는 회사. 옮겨야 할까. 둘째는?
- 애가 내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하기 시작. 아.. 사람이 되어간다 사람이.
엄마의 세계관
그 즈음부터 이제 '사람'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이 핏덩이를 '온전한 인간'으로 만들어 내려면(솔직히 부모 영향이 정말 크다고 생각해서, 이런 '만들어 낸다'는 표현이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어떤 인간인가. 어떤 인간이어야 할까.
(점점 심오해짐)
그러면서 이제 세계관이 확장된다.
- 아이가 살아갈이 지구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사실 휴직하면서 '다산 연구소' 후원은 끊었는데 '그린피스' 후원은 못 끊었다... )
- 그런데 제 3세계 아이들... 쟤넨 왜 저렇게 결핍을 안고 살아야 하지? (점점 ENFJ-A, Protagonist 타입이 드러남...ㅋㅋㅋ)
좀 특이한 것 같았다. 내 자신이 저렇게까지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어. 어쨌든, 결국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를 알게 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었던 것 같다.
육아. 어떻게 생각하면 벌써 엄마 5년차라 이건 이제 준 전문가 타이틀 정도 붙일 수 있지 않겠나 싶지만(일의 영역이라면 그럴지도?), 진심 예측 불가능한 바로 그것. 육아. 그리고 부모라는 자리.
앞으로의 글에서는 아이 어릴 때부터 생각해온 것들, 그리고 그때 그때의 내 기준이 되었던 것들. 놓았어야 했던 것, 그리고 아쉬웠던 것들을 이야기해 볼 생각이다. 전부터 아이를 대하던 '나'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지만, 블로그도 정말 '시간이 드는 일'이어서 할 엄두가 안 났었지. 이제 연말이 다가오고, 잠시 아이와 매주 하던 활동 하나가 2주 방학에 들어갔으니, 4년하고 절반(54개월) 경력의 엄마인 지금의 내 자리에서 지난 시간에 대한 그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더 늦지 않게.
MBTI: ENFJ-A
그나저나 요즘 사람들은 이 MBTI 결과를 다 외우고 다닌다던데, 난 왜 내 것이 이렇게 안 외워지는지 모르겠다. 'ENFJ-A' 는 Protagonist(정의로운 사회운동가) 유형이다.
여기 사이트에서 강점/약점, 그리고 항목 별로 상세히 알려주는데 'Parenthood(육아)' 내용이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다.
한글 번역기 돌린 것으로 내용을 잠시 살펴 보자면 (원문은 여기)
ENFJ 타입: 육아주인공(ENFJ)은 연민, 결의, 리더십 기술을 포함하여 자녀를 양육하는 데 모든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그들은 깊은 목적 의식에 의해 인도됩니다. 특히, 그들은 자녀들이 가장 훌륭하고 친절하며 가장 유능한 자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주인공은 자녀를 위해 사랑스럽고 격려적이며 지원적인 가정 생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성격 유형을 가진 부모는 창의성과 진정성을 촉진하여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스스로가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주인공에게 있어 부모가 되는 것의 가장 큰 보상 중 하나는 자녀가 각자의 개성으로 꽃을 피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이것은 주인공이 "무엇이든 간다"는 사고방식을 채택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든 부모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성격 유형은 때때로 순위를 매기고 자녀에게 "내가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마음 속 주인공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맹목적인 순종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옳은 일을 하도록 하기를 원합니다.
주인공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고유한 잠재력을 깨닫도록 돕는 것을 사랑하는 의무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유형은 일반적으로 명확하고 연령에 적합한 규칙과 경계를 설정하여 자녀가 무책임하거나 불친절한 행동의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주인공 부모가 엄격하게 행동할 때에도 그들은 사랑에서 우러나와 그렇게 합니다. 자녀에게 강한 가치와 개인적인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입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이상주의적이고 선량한 부모는 자녀를 격려하고 영감을 주는 방식으로 옳고 그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성격이 모범을 보여 가르치고 자녀들이 본받기를 바라는 행동의 종류를 모델링한다는 것입니다.
큰 기대이 성격 유형을 가진 부모는 자녀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는 일반적으로 최선의 의도와 함께 제공됩니다. 주인공은 단순히 자녀가 잠재력을 잘 활용하는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삶을 향한 길에 있는지 확인하기를 원합니다.
주인공 부모는 각 사람이 세상에 가져오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는 자녀가 재능 있고 유능한 모든 방식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성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주인공의 기대는 자녀들에게 압도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성격의 아이들은 때때로 도달하기 불가능해 보일 수 있는 자신의 표준을 충족함으로써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자녀에게 그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안심시켜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지원의 기반다행히도 주인공의 감수성은 수용의 필요성을 포함하여 자녀의 더 깊은 필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녀에게 성장하고 배우고 꿈을 쫓도록 촉구하는 동안에도 이러한 성격 유형을 가진 부모는 자녀와 평생 함께할 정서적 지원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번성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든, 주인공 부모는 그것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바칩니다.
어른이 되면서 주인공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진정한 따뜻함, 보살핌, 사랑, 격려를 거의 잃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은 정직, 공감, 책임감, 옳은 일을 하는 것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포함하여 그들의 성격 구조에 짜여진 교훈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끼며 자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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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ling 모델링 하기
중간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는데 소오름.
주인공의 성격이 모범을 보여 가르치고
자녀들이 본받기를 바라는 행동의 종류를 모델링한다는 것
And just as importantly, Protagonist personalities teach by example, modeling the kinds of behaviors that they hope their children will emulate
내가 쭉, 그래서 나는 어떤 인간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해 왔던 맥락과 일치해서 1차 소름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모든 이가 이렇게 행동할 것 같잖아!!! 저렇게 안할 부모가 어디 있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 와중에 나는 '직접 모범을 보이는' 행동을 실천으로 옮길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긴 하다는 것을 또 깨닫게 된다.
'그게 차이인가?' 아무튼. 재미로 보는 거지만 진지하게 비용 지불하고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 그런 검사이니까.
주변 지인에게 이 내용으로 돌려보니.. 이게 나 맞대.
그래서 '남이 보는 나는 이렇구나' 하고 느꼈던 계기가 되었다. 나를 알았으니 이제 육아 백전백승?
헛소리 그만 하고 다시 엄마 1년차로 돌아가서 그 때를 기억해 보자.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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