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벌써 41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책은 장난감처럼 돌 전부터 있었지만, 정말 단권 10권에서 20권 남짓으로 물고 빨고 찢고 하도록 두었었고 본격적으로는 돌 즈음부터 중고로 보드북을 조금씩 들였었다. 세 돌이 지나니, 책을 놀잇감으로만 대하던 시절을 지나 책을 책 답게 읽고 보고 듣고 하는 날들이 왔다.
그리고 영어. 뭣 모르고 노부영 베스트를 샀던 시절을 지나서, PBS사의 WordWorld(워드월드) 시리즈를 두 돌부터 영상과 함께 책(오르다 Belp & Baby Worldworld)을 노출하여 알파벳을 띄엄띄엄 70% 정도는 알게 되었고, 사물을 보면 영어로 단어가 튀어 나오는 두 돌과 세 돌 사이를 지나 보냈다.
그리고 요즘. 영국 CBeebies(씨비비즈) 방송사에서 만든 Numberblocks(넘버블럭스) 영상에 두 세 달 정도 푹 빠져있었다. 이제 미국 nickelodeon(니켈로디언)의 히트작인 Paw Patrol(포 패트롤, 퍼피 구조대) 시즌 1과 2 그리고 시즌 5에 빠져있는 아이는, 영상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두 돌을 기점으로 15개월 정도 만에 말도 안되는 혼잣말을 영어로 자꾸 해대서 주변 어른들을 당황하게 하는 중이다.
최근에, 아이가 알파벳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체크해 보려다가 그만 두었었다. '문자를 얼마나 익혔는지, 확인이 지금 꼭 필요한가?' 하고 생각 했을 때 아직은 조금 더 자유롭게 책도 읽히고 듣게 하고, 보게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파벳을 익히고 쓰는 40개월 즈음의 아이들을 온라인에서 보고 나서 든 생각이었으니, 내 아이를 남의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아이의 속도로 좀더 기다려 보자는 심산이었다.
4살. 급하지 않아 괜찮아.
엄마로서 나는, 어쩔 수 없게도, 자주 흔들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속도' 그리고 '아이의 곁에서 그 속도로 발을 맞추는 나'의 뚝심.
롤링핀
#서평단 #사월이네공부방 @april403 www.irollingpin.co.kr/
블로그 글을 자주 쓰기 어려워, 이렇게 꼭 쓰다보면 사족이 길다. 어쨋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에 고맙게도 아이는 갑자기 노부영 알파벳 리더에 빠져서 알파벳 하나하나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 시작했고, 그 즈음 #롤링핀의 서평단이 되었다. 엄마 욕심에는 레벨을 높이고 싶지만, 아이는 알파벳을 좀더 다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여서 레벨1을 신청했는데, 고맙게도 레벨1 한 셋트와 레벨2 한 셋트가 도착했다. 그게 3주 정도 전의 이야기이다.
책 구성
롤링핀은 Storybook/Scrapbook/Skillbook 세 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
Storybook 과 Scrapbook 은 1:1 로 매칭되어 세트 구성이라 보면 편하고(물론 개별 구매도 가능), Skillbook은 Storybook이나 Scrapbook 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진 않고 말 그대로 스킬을 늘리기 위한 요소들로 책을 구분해 놓았다. 일종의 워크북이다.
레벨(Level) 그리고 레벨 별 시리즈(Series)
책은 난이도를 나누어 세 단계로 구분해 놓았다. 각각 레벨 1은 2개의 시리즈가, 레벨 2는 4개의 시리즈가, 레벨 3은 3개의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 별로 storybook 작가와 삽화가, 주제가 모두 다르다. 또한 각 시리즈 별로 포함된 scrapbook 작가도 다르다.
Storybook & Scrapbook
보통 책과 함께 워크북을 파는 경우는 주로 그림책(picture book)이 아니다. 삽화가 들어간 지식 전달용 책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은 활동지를 어떤 식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리 쉽지가 않다. 롤링핀의 Scrapbook은 그래서 목적이 '아이가 습득한 지식을 확인' 하는 것에 있지 않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보고, 그 스토리라인을 따라서 '아이가 직접 만드는 책'이 목적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와 책의 내용을 같이 기억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와 이야기 대상을 꾸며보는 활동이 주된 작업인데 스크랩북 마다 그 과정이 모두 다르다. 어떤 책은 자르고 붙이고, 어떤 책은 색칠하고 뜯어내고, 각 스크랩북마다 활동 방식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른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한 활동을 유난히 좋아하는, 패턴화된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겐 다양한 방식이 단점이 될 것이고, 덜 지루하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동 하는 것을 선호하는 아이라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어떤 책이든 어떤 활동지든 아이의 성향과 관계가 있는 것이니 선택과 유도는 엄마의 몫일테다 :)
Skillbook
쉬운 순서 또는 익히는 순서대로 Line Tracing(선 따라 그리기), Coloring(색칠하기), Letter Tracing(문자 따라쓰기), Rhyming(끝소리 같은 것 찾기), Sight Words(자주 나오는 단어들), Reading(읽기 연습)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냥 이렇게만 보면, 특히 홈페이지에서 보면, 이게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워크북들과 뭐가 다르겠나 싶다. 그런데 'TinyTips' 메뉴나 가이드 영상을 찾아서 보면 이게 다 의도가 있고 활용 방법이 있다. 이런 활용 영상이나 가이드 페이지는 잘 만들어 두셨는데, 눈길이 잘 안 간다. 처음 홈페이지에 진입해서 롤링핀 책과 레벨, 그리고 스킬북에 대해 보고 있는 고객들이 타 출판사의 책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알기 어려운게 많이 아쉬웠다.
아이와 함께 놀이처럼 해 보았던 'Letter Tracing 1' Skillbook 꿀팁을 보면, 책을 통해서 아이와 즐기는 방법은 영상으로 소개되어 있고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게임) 또한 소개되고 있다.
Game: Find and Stick
- 포스트잇에 문자 써보기
- /드/ /드/ /드/ 하고 소리내어 보기
- 문자로 시작하는 물건을 찾아보기
- 포스트잇을 떼며 다시 소리내어 보기
아이는 종종 손가락과 연필, 색열필, 사인펜 등으로 쓰기(라 쓰고 끄적이기라 적는)를 해왔어서 순식간에 몰입했다. 특히나 미로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대소문자 길을 따라 그날 밤 하염없이 길을 가셨다는.......
롤링펜 홈페이지요? 컨텐츠 설명이 부족해요
롤링핀 홈페이지의 첫 인상은, 살짝 부정적이었다.
'아... 제품 파악이 좀 어렵네?'
'스킬북은 생각보다 저렴한데?'
'근데 뭐가 좋지? 너무 단순해 보이는데, 재미 있을까?'
'레벨 별로 글밥이 다른건가? 얼마나 다르지?'
'시리즈가 뭐가 다르지? 시리즈 별로 어떻게 다르지?'
'스크랩북 구성이 다 다른것 같은데 사진 더 없나?'
'스크랩북은 스티커 몇 개 붙이고 끝나는 건가? 그럼 애가 하면 5분 컷인데 너무 간단한데 비싼것 아닌가?'
홈페이지에서 책 소개를 하나씩 보며, 나는 궁금한게 점점 더 많아졌다.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의 상품평도 읽어보고, 왜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지, 별로라고 말하는지도 궁금했다. 아마도 서평단이 아니었으면, 나는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레벨 별, 각 시리즈 별로 책 한 권 스크랩북 한 권 정도는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어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각각의 책 상세 페이지의 설명이 너무 부족했다.
Storybook의 경우 간단한 줄거리 정도, 그리고 글밥과 문장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컷 한 두 개는 필요해 보였다.
Scrapbook의 경우 책마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구성)이 아주 다르므로, 정확히 어떤 활동을 의도 하였으며 어떤 재료가 들어있는 책인지, 그리고 그 분량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내용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Skillbook의 경우 위의 TinyTips 페이지에 올려진 활용 방법에 대한 내용이나 동영상을 직접 상세 페이지에 붙여 넣어서, 고객이 책 활용 컨텐츠에 바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게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책의 의도를 읽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좋았는데, 상세 페이지를 너무 대충 둔 것이 너무 아쉬웠다.
Scrapbook 가이드 영상의 활용이 좋아요
아이에게 책 리딩 애니메이션은 보여준 적이 있었지만 Scrapbook 가이드 영상처럼 어떤 활동을 가이드 해주는 영상을 보여준 적은 없었는데, 책상 한 쪽에 아이패드로 가이드 영상을 보여주면서 활동을 하니 내가 설명하는 것 보다 아이가 더 집중하면서 그 의도를 파악했다. 낯선 경험이어서 아이에게 놀랐고, 또 그런 아이의 열정에 웃음이 났다. 내가 생각한 사소한 것에 아이는 더 웃고 즐기고, 내가 알려주고 싶어 애쓰는 것엔 아이는 관심이 없다. 역시 이 또한 내가 내려놓아야 할 내 욕심이지 싶어지는 순간들.
storybook 가이드 영상은 잔잔한 리딩 영상이라 엄마가 읽어주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지만, scrapbook 영상은 아이의 성향에 따라 활동 전후에 적절히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아이가 어리면 가이드 영상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해나가는 것인지 눈치껏 방향을 잡을 수 있어 좋지만, 조금 머리가 굵은 아이들은 자신이 작업한 scrapbook과 가이드 영상에서의 결과물이 다른 것을 두고 내 것이 덜 예쁘다거나 내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영상과 똑같이 만들고 싶다고 표현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 또한 엄마가 눈치껏 아이에게 맞춰 진행해주면 될 것 같다. 이런게 엄마가 곁을 지키는, 아이표, 아이걸음 방식이 아닐까.
내돈내산 하려면....
런칭한 지 1년여 정도 된 롤링핀 북스 책들, 컨텐츠를 보니 이야기도 괜찮고 아이와 함께 만드는 이야기 책이라는 차별화 된 포인트가 있어서 잘만 타겟팅하면 잘 팔릴 것 같다. 시리즈 별 구성이나 주제를 좀더 직관적으로,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하고 저자의 의도와 활용 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그런 면에서 중요해 보인다. 특히 개별 요소를 선택 구매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인데, 공구를 하더라도 시리즈 별로 묶어 판매를 하되 원하는 레벨 및 시리즈의 storybook 과 scrapbook을 묶어서 선택 구매가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 나라면 storybook 보다는 scrapbook을 보고 책을 선택할 것 같기 때문에, 특별히 각 scrapbook이 어떤 구성인지를 자세히 설명해주면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의 반응, 그러니까 실사용자의 피드백
인스타그램에도 남겼지만, 한 일주일 정도 아이에게 영상과 책을 노출해 주고 오픈한 scrapbook을 그는 거부할 순 없었다ㅋㅋㅋ 열정적으로 밤 11시 반까지 나를 skillbook 미로찾기 같이 하자며 졸라 대는 것을 다음 날 아침에 남은 알파벳에 대한 미로찾기를 하는 것으로 하고 겨우 잠자리에 들게 했다는. 아이가 지금 빠져 있는 것이 paw patrol 이라서(영상/책/피규어 총동원 중..), 이 두 개의 책의 스토리로 아이를 빠져들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으나, 일부러 리딩 영상을 좀 빨리 오픈해 주니 이내 곧 책에도 집중했다. 'Why the bee has one sting' 책이 더 귀여워서(작가님이 콜라주를 아주 잘 하시는 분이시라) 이 책에 꽂힐 줄 알았는데 'The Gingerbread Man' 책(역시 같은 작가님;;)에서 오븐에서 도망치는 진저브래드맨에게 아이가 푹 빠질 줄이야. 마지막에 여우가 꿀꺽 하는게 역시나 임팩트 있었던 것이였다.
아직도 애를 못 읽네 증말 ;)
QR코드로 Vimeo 비공개 영상으로 접근해서 Storybook 리딩 영상과 Scrapbook 가이드 영상을 볼 수 있었고, 책에 첫 페이지에 QR코드가 부착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어플로 접근할 수 있었다. 최근에 오픈된 서비스라 이전에 구매내역이 있다면 증명하고 영상 주소를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끄..끝? 너무 졸리다. 사공방 애정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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