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만 적어놓고 무심히 버려둔 블로그
작년 3월 말, 그렇게 내가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하고 영우가 아픈 것이 나아가는 시점에 우린 셋이서 처음으로 오키나와 여행을 떠났다. (feat. 친정엄빠)
기억해 보려고 하면 할 수록, 나는 너무너무 아팠고 그리고 너무 화가 났었던 것만 기억난다. 남편과 결혼 한 후에 그렇게 화가 났던 것이 처음이었다. 여행 기간 동안 아이의 컨디션을 살피고 남편의 눈치를 보고 부모님의 눈치를 봤다. 여행 후, 아이의 환한 웃음이 담긴 사진, 그리고 아장아장 걷고 있던(무려 이때가 생후 10개월에 임박하던 시점인데 아놔) 아이의 동영상 만이 유일하게 나에게 위안을 주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는 사람이 다 그런지라 나빴던 기억은 희미해지고 좋았던 기억들만 재 포장해서 남겨져 있었다.
듬직한 뒷 모습 ㅇㅈ
비행기에서 어찌나 잘 자던지. 비행기 체질인 줄(착각)
여행의 끝에서 얻은 결론은, 내 부모든 남편의 부모든 그냥
우리 끼리의 여행이 답이라는 것.
남편은 늘 부지런하고 꼼꼼하고, 화가 많은 기질이지만 천성이 착하고 내 사람들에게 잘 한다.
특히 나와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헌신적인 남편이라, 여행의 준비부터 돌아와서 짐 정리까지 정말 기가막히게 잘한다(비행기 여러번 태운 보람이 있다). 나는 천성이 게을러서 여행 짐도 가기 직전에 싸야 하고, 다녀와서 캐리어도 며칠 있다가 풀어도 되는 성정인데 남편은 얄짤없다. 오자 마자 캐리어부터 열고 모든 것을 정리하기 시작한다(언제나 리스펙). 나는 보통 적당히 도우다가 걍 잔다.... 너무 피곤... 잠이 보약... 댓츠롸잇...
잠시 한눈 팔면 사고 난다(오른쪽 사진에서 물티슈 쬽쬽 하는 중)
사설이 길었는데,
이번에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 다녀와보니, 그냥 갑자기 본섬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좀 정리를 해 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려 1년만에 블로그에 돌아왔다.
뭘 적어놓을까.
먹거리? 우리 부부는 먹는데 별로 욕심이 없는데 아이까지 챙겨야 하는 마당에 맛집이니 뭐니 그런건 이미 별로 중요치 않은 인간들이다. 잠자리? 이건 좀 적어 놓을만 하겠다. 우린 호텔도 가고 펜션으로도 가고 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떄마다 눈여겨 보던 숙소나 이제는 아이를 데리고 갈만한 숙소도 중요해졌으니 구글맵이나 에버노트에 숨겨 놓은 숙소들을 좀 모아놓아 봐야겠다. 근데 오키나와 갈 때마다 좀 최신 정보를 보고 가야 하는데 전에 보니 좀 대충대충 간건가 싶기도 하더라(지난 번에 갔을 때에 느낌...).
역시 오키나와는, 가기 전에 네이버 오키나와의 달인 카페를 한 번쯤은 들렀다가 가야 마음이 휴우~ 놓일 듯하다. 말은 이렇게 하는데 사실 이번에 미야코지마 가면서 오달 카페에 간만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았다. 이 카페에 생각보다 잘 안 들어가지게 되는건 아마도, 구글에서 일본 여행에 대해 검색하면 일본어로 된 최신 사이트들도 꽤 많고 정보도 많아서 그런 것 같다(구글 번역 사랑해요). 숙소도 일본어로 된 자란넷이나 야후를 비롯한 일본어 사이트랑 재패니즈칸, OTS 호텔 사이트 등등 이벤트 끼고 저렴하게 구할 만한 다른 업체들이 너무 많아서 숙소 보러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뭐 어쨌든, 한글은 편하니깐.
음 그러면, 숙소가 가장 쉬우니깐 숙소부터 정리해 봐야겠다.
근데 엊그제 다녀온 미야코지마도 남겨 놓고 싶은데 그건 설마 내년에 쓰게 되려나.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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