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처음으로 작성하는 글이다.
작년 3월에 결혼식을 올렸으니 벌써 결혼 1주년 하고도 거의 한 달이 다 지난 오늘, 이 블로그를 다시 여는 글을 작성하는 오늘이 마침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다. 음... 34주년 일 것 같은데 어김없이 두 분 다 저녁 때나 생각이 나시겠지 싶어져서 웃음이 나네. 언젠가부터 잊고 지내시는 듯하다. 본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는 것을 내가 매년 붙잡아 두고 있는 느낌.
결혼은 20대 때에 더 간절한 시기가 있었던 것 같고, 막상 서른을 넘어서고 나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사실상 20대 때에도 늘 그리 중요하다 생각한 것은 또 아니었으니, 주변의 시선이나 가족으로부터의 권유 그리고 때때로 오는 헛헛함(고양이들로부터 그것이 채워지고 나서는 사실상 그것도 별로..) 정도가 결혼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 였겠지 싶은 옅은 기억이. 서른이 넘어서도 마찬가지였고, 오히려 여유 있게 훌훌 떠나는 여행에 맛들려서 결혼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 '결혼'이 어디어 어떻게 시작되는지 관심도 없었고. 그것은 연애를 해도 별반 다를 것은 없었는데, 그냥 급할 것이 없는 마음 가짐이어서 그랬을까도 싶다. 그래도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남편이 결혼하자고 얘기하고 나서, '결혼은 무엇으로 시작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어쨌든 '연애'는 하고 있어야 사고가 여기까지는 가겠구나 싶은거지.
일단 확실한 것은, 주도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1인 이상이 있어야 성립되는게 결혼인 것 같다. 그게 당사자들이던 부모님들이던 간에 확신 뒤에 이어지는 추진력이 곧 결혼으로 이어지는 듯. 그런데 난 진정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인가... 뭔가 고민은 했던 것 같긴 한데 크게 어렵고 힘든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그 결혼이라는 것이 워낙 과정이 단순치 않고 절차도 복잡하고 결정할 것들이 넘쳐나니 곤란 했을 뿐.
결혼을 준비할 때에는 별 다른 의심이나 생각이 없었던 것도 같은데, 지금 와서 되돌아 보면...
남편이 나와의 결혼을 결심한 것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다. 나와 결혼하여 매일 손에 물 묻히고 살고 있어 :)
2015.12. 쿠알라룸푸르. 여기 힐튼 라운지가 최고였지 여보!
결혼 준비하면서, 우리는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았다.
예쁜 옷 고르고, 화장하고 머리하고, 잘 꾸며진 세트에서 좋은 퀄리티의 사진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냥 여행과 우리의 추억이 담긴 직접 찍은 사진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후회는 거의 없다. 잘 보정된 스튜디오 사진이 없다는 한 1% 정도의 아쉬움? 딱 그 정도.
결혼으로 가기까지 겪었던 다양한 일들,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까지가 1년이 걸렸다. 블로그에 얼마나 기록할 수 있을까? 가감없이 모든 것을 기록해 두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딱 누구에게나 공개할 만큼만 정제해서 올려야 하겠지?
어찌 되었든 잘 정리한 기록을 나와 남편이 언제든지 보고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으니깐, 일단 시작.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처음으로 작성하는 글이다.
작년 3월에 결혼식을 올렸으니 벌써 결혼 1주년 하고도 거의 한 달이 다 지난 오늘, 이 블로그를 다시 여는 글을 작성하는 오늘이 마침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다. 음... 34주년 일 것 같은데 어김없이 두 분 다 저녁 때나 생각이 나시겠지 싶어져서 웃음이 나네. 언젠가부터 잊고 지내시는 듯하다. 본인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는 것을 내가 매년 붙잡아 두고 있는 느낌.
결혼은 20대 때에 더 간절한 시기가 있었던 것 같고, 막상 서른을 넘어서고 나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사실상 20대 때에도 늘 그리 중요하다 생각한 것은 또 아니었으니, 주변의 시선이나 가족으로부터의 권유 그리고 때때로 오는 헛헛함(고양이들로부터 그것이 채워지고 나서는 사실상 그것도 별로..) 정도가 결혼이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 였겠지 싶은 옅은 기억이. 서른이 넘어서도 마찬가지였고, 오히려 여유 있게 훌훌 떠나는 여행에 맛들려서 결혼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 '결혼'이 어디어 어떻게 시작되는지 관심도 없었고. 그것은 연애를 해도 별반 다를 것은 없었는데, 그냥 급할 것이 없는 마음 가짐이어서 그랬을까도 싶다. 그래도 '연애'를 시작하고 나서, 남편이 결혼하자고 얘기하고 나서, '결혼은 무엇으로 시작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어쨌든 '연애'는 하고 있어야 사고가 여기까지는 가겠구나 싶은거지.
일단 확실한 것은, 주도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1인 이상이 있어야 성립되는게 결혼인 것 같다. 그게 당사자들이던 부모님들이던 간에 확신 뒤에 이어지는 추진력이 곧 결혼으로 이어지는 듯. 그런데 난 진정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인가... 뭔가 고민은 했던 것 같긴 한데 크게 어렵고 힘든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그 결혼이라는 것이 워낙 과정이 단순치 않고 절차도 복잡하고 결정할 것들이 넘쳐나니 곤란 했을 뿐.
결혼을 준비할 때에는 별 다른 의심이나 생각이 없었던 것도 같은데, 지금 와서 되돌아 보면...
남편이 나와의 결혼을 결심한 것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다. 나와 결혼하여 매일 손에 물 묻히고 살고 있어 :)
2015.12. 쿠알라룸푸르. 여기 힐튼 라운지가 최고였지 여보!
결혼 준비하면서, 우리는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았다.
예쁜 옷 고르고, 화장하고 머리하고, 잘 꾸며진 세트에서 좋은 퀄리티의 사진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냥 여행과 우리의 추억이 담긴 직접 찍은 사진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후회는 거의 없다. 잘 보정된 스튜디오 사진이 없다는 한 1% 정도의 아쉬움? 딱 그 정도.
결혼으로 가기까지 겪었던 다양한 일들,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까지가 1년이 걸렸다. 블로그에 얼마나 기록할 수 있을까? 가감없이 모든 것을 기록해 두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딱 누구에게나 공개할 만큼만 정제해서 올려야 하겠지?
어찌 되었든 잘 정리한 기록을 나와 남편이 언제든지 보고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으니깐, 일단 시작.